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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수록 기운이 솟다니... '황매산 기적길'

오르면 오를수록 기운이 차오르는 산
등록날짜 [ 2014년02월12일 15시32분 ]

 



 

 합천에서 에너지가 크게 넘치는 곳을 꼽으라면 황매산 모산재(767m)가 빠지지 않는다. 황매산 자락의 하나로 억센 사내의 힘줄 같은 암봉으로 이뤄진 산이다. 풍수학자들에 따르면 모산재는 해인사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곳이라 한다. 하늘높이 솟아있는 암봉을 엉금엉금 기어오르는데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인근에는 조선 천하의 명당자리라는 무지개터, 순결한 사람을 가려낸다는 전설을 가진 순결바위, 비밀스러운 영암사지 절터 등이 있어 모산재를 오르는 즐거움을 더한다.

 

 

 

 

[내뿜는 에너지가 대단한 모산재]

 

합천에서 에너지가 크게 넘치는 곳을 꼽으라면 모산재(767m)가 빠지지 않는다. 가회면에 있는데, 가장 높은 데가 1108m에 이르는 황매산 자락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로 커다란 바위들로 이뤄진 산이다. 영암사지가 있는 아래에서 바라보면 그 바위들이 환하게 빛난다. 해인사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매화산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데가 바로 여기 모산재이다. 그 엄청난 기운에 짓눌리지 않고 제대로 올려다보면 양쪽으로 둘러선 바위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억센 사내 힘줄처럼 솟아 있다. 바위 틈 사이에는 이리 비틀 저리 구불 제 멋대로 자란 소나무들이 크지 않게 자라고 있는데 이것들은 웅장한 바위산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모산재 탐방의 즐거움은 맞은편 바위들이 만들어내는 씩씩하고 멋진 풍경을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첫 걸음은 한 할머니가 손수 기른 남새 따위로 길손을 위해 막걸리와 더불어 지짐을 만들어 파는 데서 시작해도 좋고 좀 더 지나 영암사지 못 미쳐 나오는 600년 풍상은 겪었음직한 느티나무에서 시작해도 좋다.

 

모산재는 사람이 기어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르지도 않고 전체 탐방 거리가 3.1km남짓으로 그다지 길지도 않다. 그렇다 해도 모든 탐방이 그렇듯 쫓기듯 서둘러서는 안 된다. 그리 하면 쉽게 지칠 뿐 아니라 둘레 산악과 소나무들과 하늘과 구름이 어울리는 풍경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여기 모산재서는 특히 더하다. 처음에는 탐방길이 솔숲을 지나지만 얼마 안 가 쇠로 된 계단을 지나면 바위를 타는 산행이 이어진다. 곧바로 돛대바위가 나타나는데 조금 높은 데 앉아 아래로 펼쳐지는 대기저수지와 논밭들을 배경삼아 이 바위를 바라보면 정말 돛대처럼 보이는 삼각형 모양으로 벼랑 끝에 걸터 놓였다.

 

 

 

 

 

[조선 으뜸 명당이라는 무지개터의 위력]

 

땀 한 번 훔친 다음 가던 길을 계속 간다. 가다 보면 때때로 물이 고이기도 하는 웅덩이가 나오는데, ‘무지개터. 무지개터는 모산재의 기운이 엄청남을 일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조선 천하 으뜸 명당 자리라는데, 여기에 묘를 쓰면 누구든 엄청나게 발복(發福)하지만 반면 전국에 가뭄이 들어 사람이 살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 모산재의 대단한 기운을 개인을 위해 쓰면 세상이 고통을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겠다. 무지개터 바로 아래에는 기묘한 바위가 하나 있다. 실물로 볼 때와 달리, 사진으로 찍었을 때만 얼굴형상이 나타난다 하여 일명 얼굴바위라 불리는데 그 우직한 생김새가 마치 모산재 그 자체의 얼굴과 같다. 이 또한 신비로운 정기를 이어받아 생겨난 에너지 스팟이 아닐까.

 

 오르기 시작한 다음 한 시간 가량 이쪽저쪽 바위에 눈길을 던지다 보면 정상에 가 닿는다. 정상은 어쩌면 허전하다. 보기 좋거나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평한 바위들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산마루의 값어치는 그 아름다움이나 씩씩함에 있지 않다. 거기서 바라보는 눈맛이 좋아야 훌륭한 산마루로 쳐준다. 모산재 산마루는 그런 눈맛이 아주 좋은 지점이다. 동쪽으로 멀리 산들이 첩첩이 이어지는 풍경도 좋지만 그것은 다른 산마루에서도 담을 수 있는 것일 뿐이다. 여태 올라온 오른쪽 산자락 바위들의 재미있는 풍경과, 앞으로 지나칠 왼쪽 산자락 바위들의 그럴 듯한 풍경까지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장소다. 바로 밑을 내려다보면 까마득하기만 하다. 힘써 올라왔으니 정상에서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고 앉아 지니고 온 과일이 있으면 한 입 베어 물어도 좋겠다. 그러면 시원한 물맛이 입안에 스며들겠지. 여기서 북쪽 황매산 꼭대기 쪽으로는 올 봄 핏빛으로 피어났을 철쭉들이 엎드려 있다. 황매산은 떼 지어 피는 철쭉꽃이 대단해 봄마다 축제를 치를 정도다. 모산재에서 황매산으로 이어지는 너르고 평평한 들판은 내년 봄에도 철쭉꽃으로 가득할 것이다.

 

 

 


 

황매산 정상 방향을 뒤로 하고 걷는 길은 이제부터 내리막이니 그다지 힘들지 않다. 그래도 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죄다 바위로 돼 있는데다 오른편이든 왼편이든 아래가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 아래 걸음걸이에 늘 신경을 써야 마땅하지만 맞은편 풍경이 그리 못하도록 자꾸 마음을 흔든다. 같은 바위지만 가까워지고 멀어짐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모양을 달리해 보이는 것이다. 한무리 두 무리 바위들을 뒤로 한 다음에순결바위가 나타난다. 한 덩어리 바위가 낭떠러지를 이루는 끝에 사람 어깨 너비 정도 갈라진 틈이 있는데 여기가 순결바위다. 순결하지 못한 인간이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자기의 불순함 또는 불결함이 들통날까봐 겁이 나서 들어가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여기 들어갔다가 바위에 갇히는 바람에 나오지 못한 사람은 없다.

 

여기서 좀 더 내려온 기슭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조선 창업을 위해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했다는 국사당이 있다. 돌로 들머리 울타리를 친 다음 큰 돌로 틀을 삼은 위에 잔 돌을 얹어 촛불 따위를 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국사당 또한 모산재 기운이 예사롭지 않음을 일러주는 유적 가운데 하나다. 모산재처럼 기운이 엄청난 곳이 아니고서야 새로 나라를 여는 천하대사를 기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밝은 기운 품은 영암사지]


 

쉽지 않은 산행을 마쳤다. 출발했던 영암사지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별로 지치지는 않는다. 풍경이 장하고 멋진데다 모산재가 내뿜은 기운을 산행 내내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겠다 싶었다. 통일신라 시대 지어졌다는 영암사는 이름만 전해지고 유래와 역사조차 가뭇없이 사라진 망한 절터로 남았다. 폐사지인 셈인데, 그런데도 이 망한 절터는 전혀 스산하거나 을씨년스럽지 않고 오히려 밝고 환하고 아름답다.

 

물론 여기 절터가 씩씩한 가장 큰 까닭은 배경을 이루는 모산재가 집채보다 더 큰 바위로 형체를 이루어 더없이 씩씩하기 때문이라 해야 옳다. 하지만 폐사지에 남아 있는 흔적들이 돌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작지 않게 작용한다. 층층이 쌓은 돌 축대도 힘차게 보이고, 바로 앞 쌍사자 석등(보물 353), 금당터 축대 연꽃 문양과 해태 모양 도들새김들, 그리고 탑비 거북들이 꿈틀꿈틀 생동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에 금당 아래 마당에 놓인 자그마한 삼층석탑은 이렇게 나부대는 온갖 것들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비례미를 나름 보여준다. 영암사는 경주 불국사나 감은사와 마찬가지로 중앙정부가 지은왕립(王立)’사찰일 개연성이 높다. 금당 터 앞 축대가 한 발 가량 툭 튀어나온 것도 나름 권위를 상징한다고 하고 지금 발굴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자리에서는 회랑 자리까지 확인되고 있다. 옛날 고귀한 신분들이 눈비가 와도 몸에 별로 묻히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인 것이다. 영암사는 아울러 규모도 매우 크다. 지금 발굴해 놓은 아래위만 훑어봐도 바로 알 수 있다. 금당 터 아래로 이런저런 법당이 줄줄이 들어섰을 자리들이 층계를 달리해 다락처럼 이어져 있는데, 바로 옆 또다른 법당터가 발굴되고 있는 뒤로는 커다란 석조와 당간지주도 함께 서 있다.

 

이렇게 두 시간남짓 걸려 모산재 꼭대기에 올라 보면황매산의 정수는 바로 모산재라는 말에 바로 동의할 수 있다. 또 내려온 다음 또는 오르기 전에 영암사지를 둘러보면 그 정수가 죄다 이 절터에 맺혀 있음도 알아차릴 수 있다. 모산재 탐방과 마찬가지로, 영암사지를 제대로 느끼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둘러봐야 한다. 이런 모산재와 영암사지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은, 해마다로는 도저히 모자라서 철마다 찾고 있다.

 

경상남도>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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