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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상길 걷고 V트레인 타고

등록날짜 [ 2015년10월29일 15시23분 ]

 

 

 

 

 

보부상길 걷고, V트레인 타고

 

 

 

요즘은 남도해양관광열차, 정선아리랑 열차, 서해금빛열차, 평화열차 등 여행용 관광열차가 많다. 경북 봉화에는 분천역에서 철암역을 왕복 운행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있다. 10월 6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v트레인을 타기 위해 산림휴양도시 봉화에 다녀왔다.

 

아침 7시. 청주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봉화로 향한다.

행복은 그냥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회원들의 행복을 위해 협곡열차 산행을 추진했다는 달콤 회장님의 인사말을 들으며 내 좌우명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말을 되새겨 본다.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대한민국 산림휴양도시 봉화’ 상징탑과 소천면 소재지를 지나 10시 25분경 36번 국도변의 배나드리재에 도착했다.

 


 


▲ 낙동정맥 트레일 봉화구간 숲길 안내센터까지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 오른편으로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상류의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예전에 배가 드나들었던 이곳 배나드리의 물가에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신재생에너지 체험학습이 어우러진 관광농원 '봉화 황토테마파크'가 있다.  

 

어떤 일이든 공짜는 없다. 이정표를 못 찾아 헤맸지만, 그 바람에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골집을 구경했다. 산촌은 계절도 빨리 찾아오는지 마당에서 겨울옷을 입은 할머니도 만난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계시니 옆구리가 더 시릴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울진·봉화 간 도로 공사가 시작되는 현장에서 왼쪽의 아랫마을 쪽으로 내려서면 외씨버선길 8코스인 보부상길과 연결된다. 어수선한 초입과 달리 마을 뒤편으로는 비교적 평탄한 산길이 이어져 산행을 하며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다. 곧은재를 왜 보부상들이 가장 힘들게 넘던 고개라고 하는지는 반대편의 언덕길을 내려다봐야 안다. 곧게 서 있는 고갯길이 아래 세상과 위 세상, 지나온 세상과 가야 할 세상을 구분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곧은재를 내려서면 낙동강 물줄기가 만든 멋진 풍경이 반긴다. 분천교를 건너 12시경 낙동정맥 트레일 봉화구간의 숲길 안내센터에 도착했다. 높은 하늘이 감성을 간질이는 가을날, 자연과 함께하니 저절로 행복해진다. 이곳의 느티나무 그늘에서 운영진이 정성껏 준비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 분천리 마을 풍경


 

분천역은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역이다. 점심을 먹고 역사 앞에 있는 마을을 둘러봤다. 지역의 특산품을 사고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먹거리 장터를 지나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서면 옛 모습을 간직한 풍경이 고향 마을처럼 친근하다. 카메라를 들고 담 안을 기웃거리는 이방인에게 먼저 말을 걸어올 만큼 인심도 살아있다.

 

 



▲ 분천역 주변 풍경

 


▲ 분천역

 


 

 

분천역은 일명 V트레인으로 불리는 협곡열차의 시발역으로 시골 역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운치를 더해준다.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하고 사철 훈훈함이 느껴지는 산타 마을로 탈바꿈하면서 오가는 관광객이 많아졌다. 곳곳이 촬영명소라 추억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다.

 

 

새마을운동을 하며 심었던 느티나무 아래에는 커피 한 잔과 잘 어울릴만한 벤치가 있다. 그리고 규모가 작은 역사에 들어서면 교실이나 카페 같은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역사의 모퉁이에는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한 기념물과 소원 우체통이 있다. 호랑이를 닮은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V트레인과 다람쥐를 닮은 내륙순환열차 O트레인이 지나는 역이라 소나무 그늘에 편안히 앉아 있는 호랑이 모형도 만날 수 있다.

 

 

 


 


▲ 양원역까지

 


 

 

협곡을 사이에 두고 달리는 열차. 모처럼 산행에 따라나선 아내와 함께 열차를 탄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이 넘친다. V트레인의 좌석은 한쪽은 나란히 앉아 마주 보고, 한쪽은 나란히 앉아 차장 밖 풍경을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있다. 2시에 분천역을 출발한 V트레인이 철커덕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달리자, 길게 이어진 계곡이 물길을 따라가며 만든 풍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유리창의 윗부분이 열려있어 자연 바람을 그대로 맞이하고, 터널을 지날 때는 어둠을 이용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비동 임시승강장에서 양원역까지의 2.2㎞ 구간은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명승지로 꼽는 체르마트길이다. 체르마트길의 끝에서 주민들이 직접 흙을 지고 날라 역사를 세울 수밖에 없었던 애환과 천 원짜리 막걸리와 천 원짜리 돼지껍데기 안주로 유명해진 양원역을 만난다. 기차가 정차하는 시간은 딱 10분. 시간 안에 여러 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기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막걸리도 마시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 승부역까지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 6.5km 거리의 트레킹 구간이 낙동강 세평 비경길이다. 날씨가 궂은 가을날, 아내와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물가를 걸었던 추억을 떠올려 본다. 기차에서 내리면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사실 세 평이냐 네 평이냐 보다는 1960년대 승부역에서 근무했던 역무원이 짧은 글로 작은 역사의 옛 모습을 다 담았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사실 사람 사는 일에 글솜씨가 뭐 그리 중요한가. 이렇게 사랑의 날개를 펼치면 누구나 다 시인이다.

 

 


 


▲ 철암 단풍군락지까지


 

기차여행은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기차가 떠난 자리에는 늘 작은 간이역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가을꽃에 향기가 없으면 어떤가. 10월의 아름다운 풍광에 행복을 덧칠할 수 있는 눈과 다른 사람의 행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가슴이 있는데….


 

승부역을 출발한 열차가 석포역까지 제법 긴 거리를 달린다. 석포역은 경북의 마지막 역으로 인근의 영풍제련소에서 생산한 황산, 아연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강원도의 관문으로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동점역을 지나 3시 5분경 역사 가까이에 탄광역사촌이 있는 철암역에 도착한다.

 

마음을 열면 주변 사람이 다 행복하다. 운행담당 최 여사님은 갈 길이 바쁜데도 철암 단풍군락지에서 자유시간을 주며 단풍은 무리 지어 있을 때 빛난다는 것을 알려준다. 태백을 지난 관광버스가 38번 국도 동강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청주로 향한다. 8시 20분경 용암동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청주 행복산악회원들의 행복찾기는 계속되었다.

 

 

 

경상북도>봉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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