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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을 걷는 듯한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을 걸으며 얻은 깨달음
등록날짜 [ 2015년11월30일 15시10분 ]

 

 

 

 

 



 

 

오대산 선재길을 걸으며 얻은 깨달음

무릉도원을 걷는 듯한 오대산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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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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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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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일로 기억한다. 당시 필자는 여자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고, 화가 난 나머지 도망치듯 강원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분이 풀리지 않아 버스 안에서도 씩씩거렸다.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에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평창군에 있는 오대산이었다. 전부터 오대산에 가려고 단단히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그런 준비과정이 무색할 정도로 필자는 멘탈 붕괴 상태로 월정사 부근에 도착한 것이다. 사찰에 들어섰을 때에도, 산행을 하면서도 씩씩거렸던 걸로 기억한다.

서로 다툴 수도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게 사랑 아닌가? 갈등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안줏거리'도 안 될 만큼 사소한 다툼이었지만, 당시는 상당히 심각했다.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로 방향을 잡을 때까지도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길을 터벅터벅 걸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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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사 상원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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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까지 와서 티격태격하다니!


지난가을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다시 오대산을 방문했다. 깊은 가을로 향해가고 있던 시기라 그런지 오대산은 온통 오색찬란한 단풍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날씨도 화창해서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한 산들이 서로의 배경색이 되어주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단풍놀이하기에 제격이었다. 그래서인지 월정사부터 상원사 입구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산악회 버스들과 승용차, 등산객들까지 서로 뒤엉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사찰에서 사찰로 연결되는 도로인데, 그 길을 사람과 차로 막아선 느낌이었다. 그렇게 붐비다 보니 다툼도 일어났다. 주차 문제로 서로 삿대질을 해대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오대산 하면 문수보살 신앙의 중심지이고, 문수보살 하면 깨달음의 지혜를 품고 있는 분인데. 사람들 참 적당히 좀 하지. 여기까지 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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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푸른 하늘과 잘 어우러진 단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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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걸었던 옛길

선재길

 
도시에서 봤던 주차 문제를 오대산까지 와서 지켜보자니 저런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내 곧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선재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선재길은 2013년 가을에 개통된 도보여행길로, 월정사와 상원사를 연결하는 등산로(오솔길)이다. 선재길은 스님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갈 때 다니던 옛길이었다. 월정사가 643년, 상원사가 724년에 창건됐으니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길인 셈이다.

'선재'라는 말도 불교용어다. 동자인 선재는 지혜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표상으로 <화엄경>의 중심인물이다. 월정사를 창건한 자장은 선재동자의 구도행각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뒤뜰에 53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53은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만난 선지자의 숫자였다. 정리를 해보면, 옛 스님들이 오가던 선재길을 걸으며 '나를 찾아보는' 깨달음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안내문에도 선재길을 걸으며 선재동자처럼 깨달음을 얻어 보라고 적혀 있었다.

 

 

 

 

▲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선재길은 2013년 10월에 개통된 길이다. 오래전

              스님들이 오가던 옛길을 되살려, 일반인들도 걷기 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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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계곡길을 따라가는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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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천국 선재길, 여기가 혹시 무릉도원?

 
선재길을 걸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걷다 보면 오색찬란한 단풍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단풍을 바라보며 집착과 번뇌를 잊어버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섶다리, 징검다리 같은 정겨움을 더하는 구조물들이 있었지만, 선재길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계곡'이다. 시원스레 물줄기를 뿜는 상원사 계곡길 주위로 울긋불긋하게 펼쳐진 단풍나무 숲을 지날 때의 매력이란! 그 매력에 빠져 걷다 보면 무아지경에 이를지 모른다. 맑은 계곡물 위로 붉은빛을 머금은 단풍잎 하나가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곳이 무릉도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니까.

오대산 선재길은 약 9km 정도에 달하는데, 계곡을 끼고 있는 길 치고는 경사도가 상당히 완만했다. 그래서 넉넉히 휴식시간을 가진다고 해도 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대신 계곡길이라는 한계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에는 폐쇄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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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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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는 깨달음의 영역이 아닌가?

 
10년 전 필자는 선재길을 걷지 않았다. 그때는 선재길이 없었으니 걸을 수도 없었다. 어쨌든 월정사 쪽에서 상원사로 또한 그 넘어 비로봉으로 올라가다보니 무언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는 봄날이었는데, 상원사 계곡 물에 봄꽃들이 흘러가는 모습에 무언가 큰 감흥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도 계속 씩씩거린다면 오대산에 올 자격도 없지!"

문수보살의 깨달음이 전해졌는지, 서울로 올라가자마자 여자친구에게 '백기 투항'을 했다. 그 덕택인지 애정 전선에는 평화가 깃들었다. 하지만 영구적인 평화는 없는 것인가? 어느 순간 그녀는 떠나버렸고, '전선'을 펼칠 대상조차 곁에 남아 있지 않았다. 남녀 관계는 깨달음의 영역이 아닌가? 이 부분은 문수보살님도 어찌하시지 못하는 건 아닌지….

10년 전 봄날과 올가을을 빗대서 생각해 보니, 선재길은 가을도 좋고 봄에도 좋은 길인 듯싶다. 가을에는 단풍 트레킹, 봄에는 봄꽃 트레킹을 향유할 수 있으니까. 그럼 내년 봄 트레킹 목록에 선재길은 맨 앞쪽에 등재되겠군! 내년 봄에는 선재길을 걸으며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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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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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1. 오대산 선재길 : 약 9km / 예상 이동시간 : 3시간 정도

2. 동서울터미널에서 평창군 진부면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음. 배차간격 1시간. 소요시간 2시간 20분.

3. 진부면 공용터미널에서 상원사 입구까지 군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음. 하루 6편 운행. 월정사행은 하루 12편 운행.

    진부에서 상원사까지 약 55분 소요.

4. 월정사행이 버스편이 많으므로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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