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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변길 따라 떠난 노을길 트레킹

등록날짜 [ 2016년01월19일 10시15분 ]

 

 

 

태안 해변길 따라 떠난

 

노을길 트레킹

 

 

 

 

 

2007년,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돌과 모래를 구슬땀으로 닦아내던 장면을 잊을 수 없는 곳이 태안반도다. 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바닷가로, 남북으로 리아스식 해안선이 길게 이어진 곳. 이곳에 최북단 학암포에서 최남단 영목항까지 120㎞ 거리를 연결해 '태안 해변길'이 만들어졌다.

 

지난 12월 29일, 청주 행복산악회원들은 안면도 노을길로 송년 트레킹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서쪽으로 향한다.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선 참여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워 활기가 넘치고, 늘 그랬듯 마구 설기, 피떡, 군고구마, 사과즙, 꿀차, 사과, 각자 입맛에 맞춘 커피가 자리로 배달되어 덩달아 입에서도 행복이 묻어난다.


청주 행복산악회의 행복 만들기는 남다르다. 당진 영덕고속도로 예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 안에서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도 잊고 늘 선두에서 사진 봉사까지 하는 젊은오빠님의 생일을 케이크까지 준비해 축하해준다. 그러고는 달콤 회장님의 안전 당부 인사와 다음 산행안내, 잼마 고문님의 일정안내가 그 뒤를 잇는다.


 

예산 수덕사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국도를 갈아타며 홍성과 갈산면 소재지를 지난다. 방조제가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분재를 닮은 궁리 소나무, 서산A지구방조제의 왼쪽 끝으로 물 위에 떠 있는 간월암이 보인다. 서산B지구방조제를 지난 후 안면대교를 건너며 오른쪽의 '대하랑 꽃게랑' 인도교를 바라보고 10시 10분경 서해안 낙조 명소로 손꼽히는 '꽃지해변'에 도착한다.

 


▲ 꽃지해변과 방포항

 

 

꽃지해변에 우뚝 서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는 밀물 때는 바다 위의 섬이 되고,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경관을 보여준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로 불리는 바위섬은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저녁나절에는 이곳 할미바위에 뿌리내린 노송과 두 개의 바위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노을길은 태안 해변길 5코스로 백사장항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12㎞ 거리에서 해안사구와 송림, 아름다운 해변과 바닷가 마을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명품 코스다. 이곳은 도착지를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여행이 가능하다. 해를 바라보고 꽃지해수욕장을 향해 걸으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고, 해를 등지고 백사장항을 향해 걸으면 멋진 '대하랑 꽃게랑' 인도교를 건널 수 있으며 먹거리 또한 많다. 


꽃지해변과 방포항에서 시작하여 왼쪽에 바다를 두고 걸으면 위편으로 방포, 두에기, 밧개, 두여, 안면, 기지포, 삼봉, 백사장 해변이 이어지고, 백사장전망대와 예쁜 펜션들도 만날 수 있다. 

 

바닷가로 내려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꽃지해변과 방포항을 잇는 꽃다리를 건너며 물이 빠져 한가로운 방포항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꽃다리'는 해 질 녘 꽃지해변의 낙조를 감상하는 장소로 매우 유명하다. 방포항에서 바라보는 꽃지해변과 방파제 주변의 풍경도 멋지다.

 


▲ 방포전망대 지나 방포해변까지

 

 

꽃지해변을 뒤로하고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이마에 땀이 조금씩 맺히기 시작할 즈음 방포전망대에 올라 방금 지나온 꽃지해변을 내려다본다. 가까운 거리에는 방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간이전망대가 있다. 꽃지해변과 방포해변은 서로 이웃하고 있어 산길에서 내려와 해변을 거닐면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방파제와 등대가 가깝게 보인다. 주위 환경이 조용하여 가족들과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지로도 알려져 있다. 

 

 


▲ 두에기해변에서 밧개해변까지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간직한 '두에기 해변'은 방포해변과 밧개해변 사이에 있는 작은 해변이다. 촛대바위가 서 있고 어느 쪽이든 한참이나 송림이 아름다운 산길을 걸어야 만날 수 있다. 완만한 해안선이 거의 일직선으로 펼쳐진 밧개해변은 드넓은 모래사장 주변에 소나무 숲이 잘 조성된 곳이다.

 

밧개해변은 암반갯벌로 이루어져 독살이 잘 보존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독살'은 해안의 굴곡진 부분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식이다. 해변으로 나가 독살을 구경하고 바닷가에서 한우 꾸미가 들어간 떡국을 맛있게 먹었다. 행복산악회 운영진의 봉사와 헌신이 최고의 조미료가 되어 한층 음식의 맛을 돋웠다.

 


▲ 두여전망대 지나 기지포해변까지

 

 

노을길에서 만나는 산들은 대부분 야트막하다. 밧개해변에서 두여해변으로 가는 산길에는 방금 지나온 밧개해변과 같은 진행방향의 삼봉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일 만큼 전망이 좋은 두여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아래에는 지하 깊은 곳의 압력으로 성질과 형태가 변한 습곡 및 단층의 지각이 풍화·침식되면서 서서히 융기한 해안 습곡이 있다.


전망대를 지나 만나는 삼거리에서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선다. 두여해변으로 내려서면 서해와 안면, 기지포, 삼봉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만날 수 있다.

 

물이 다 빠진 바다는 생명력을 잃어 지평선만 존재한다. 늘 바다를 그리워하는 내륙 사람들이라 바닷바람을 품에 안고 걷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친다. 행복이 뭐 별건가. 나이 들수록 현재를 잘 유지하는 게 최고다. 어쩌면 아내와 바닷가를 거닐며 앞으로의 삶에 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일 것이다.

 


 

▲ 삼봉해변을 지나 백사장항까지


 

노을길에서는 백사장만 걸으면 그다지 큰 재미가 없다. 이곳에는 나무데크로 조성한 1,004m 길이의 천사길과 푹신푹신한 모래 숲길도 있다는데, 키가 큰 곰솔이 터널을 이룬 사색의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솔 향에 취한다.

 

해안사구는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강풍이 불 때 육지 쪽으로 이동하던 모래가 퇴적되어 형성된 것으로, 서해안에서 해안사구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신두리해변과 기지포해변이다. 낮은 구릉 모양의 모래가 해변으로 밀려가지 않도록 대나무를 엮어 바람을 막은 모습이 이채롭다. 모래언덕에 피어난 사구식물에 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지포탐방지원센터도 바로 앞에 있다.

 

삼봉해변은 안면도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물이 빠지면 차가 다닐 만큼 모래가 단단해 자동차 광고 촬영지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삼봉해변을 돌아서면 흰 모래밭을 뜻하는 긴 백사장해변이 나타난다. 대부분 넓은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은빛 모래가 끝없이 펼쳐지는 오토캠핑 명소로 알고 있지만, 백사장해변은 2013년 7월 수련활동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5명이 숨진 곳인 만큼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 대하랑꽃게랑 인도교와 백사장항

 


 

백사장항에 들어서면 안면도 백사장항과 남면 드르니항을 연결하는 250m의 다리 '대하랑 꽃게랑'이 멋진 풍경을 만든다. 대하랑 꽃게랑은 2013년 11월에 개통한 해상인도교로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과 바다 위를 걷는 신비함이 더해지면서 두 지역을 하나로 만들었다. 낙조 등 자연과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안면도의 초입에 있는 백사장항은 제법 큰 규모의 포구이다. 해상인도교가 들어서며 소규모의 어선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는 바닷가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여행은 눈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싱싱한 회를 먹기에 좋은 횟집과 수산물을 파는 상점들이 많으며 시간이 맞으면 수산시장에서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자연산 대하와 꽃게가 유명한데 10월부터 11월 초에 대하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바로 앞 건너편의 드르니항은 안면도가 육지와 연결되기 전까지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나루터였다. ‘드르니’라는 지명은 우리말 ‘들르다’에서 비롯되었는데 드르니의 옛말 '들온이'는 맞은편의 안면도에서 배를 타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대서 붙여졌다.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바뀌었다가 2003년에 들어서야 원래의 이름을 되찾은 슬픈 사연도 감춰져 있다.

 


▲ 간월암

 

 

3시 25분 백사장항을 떠나려는데 갑자기 날씨가 흐리다. 여럿이 하는 여행은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운행담당인 최 여사님의 배려로 예정에 없던 간월암까지 들렀다. 현재 서산B지구방조제와 A지구방조제를 연결하고 있는 간월도가 예전에는 섬이었다.

 

간월도 앞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가 간월암이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으로,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작은 섬이 되는 풍경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간월도의 어리굴젓은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로, 왕에게 진상했다고도 전해오는 특산품이다. 이곳에 오면 언덕 위에 있는 식당 맛동산의 영양굴밥이 생각나기도 한다.

 

간월암을 뒤로하고 청주로 향하는 관광버스가 아침에 왔던 대로 당진 영덕고속도로 예산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7시경 집 옆으로 도착한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청주 행복산악회의 트레킹에 평생지기인 아내가 따라나서 더없이 행복한 하루였다.

 

 

변종만 작가

 

충청남도>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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