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메인홈 > 지역여행 > 전라권 > 전남
광주
전북
전남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글확대 글축소 스토리스크랩 스토리공유 프린트하기

높지 않아 오르기 수월한 장흥 억불산

등록날짜 [ 2016년01월20일 14시12분 ]

 

 

 

 

높지 않아 오르기 수월

장흥 억불산

 

 

 

새해 첫날 장흥 억불산에 올랐다. 억불산은 높이가 518m다. '518'이라고 하니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 518은 광주인들의 한을 담고 있는 숫자이다. 어쩜 이와 똑같은 숫자가 장흥에 있는 것일까? 우연치고도 너무 우연 같은 장흥 억불산의 높이.

 

원래 장흥 우드랜드 힐링로드를 따라 가볍게 산책만 하려고 했으나 518이라는 숫자에 끌려 물이나 간식 등 아무런 대책도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을 손에 쥔 채 무작정 산을 오른다.

 

사진을 보면 꽤 높은 산을 오른 것 같지만, 여정을 살펴보면 등산을 했다고 자랑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어쩌면 그저 잘 닦여진 데크로드를 따라 정상까지 걸어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산에 오른 것만은 분명했다.

 

 

 

 

장흥 억불산은 천관산, 제암산, 사자산과 더불어 장흥의 4대 명산이다. 오르는 길은 다양하지만, 나는 장흥 우드랜드에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원래 계획에 없었던 산행이지만, 서두에서 밝혔듯 단순히 518이라는 숫자에 이끌려 무작정 오르게 된 것이다.

 

 

 

 

우드랜드에서 억불산 정상까지의 3.8km 등산로를 '말레길'이라고 한다. 이 길은 '무장애 데크길'이라고 부르는데, 정말 이름처럼 정상까지 계단 하나 없는 데크길로 누구든지 아주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새순이 막 돋기 시작한 싱그러운 녹차 밭. 건물 너머 멀리 보이는 산이 장흥 억불산이다. 우드랜드는 편백숲으로 유명한데, 이렇게 지천으로 녹차 밭도 있어 한층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따뜻한 겨울이 연일 계속되다 보니 동백도 벌써 꽃을 피웠다.

 

 

 

 

우리가 하룻밤 묵었던 장흥 우드랜드 내 통나무집.

 

 

 

 

말레길을 따라 억불산 정상으로 향한다. 우드랜드 입구부터 시작하면 3.8km지만, 우리는 통나무집까지 차량을 가지고 왔기에 0.8km를 단축했다. 말레길은 나무로 된 데크길이기에 눈이나 비, 서리가 끼면 매우 미끄럽다. 그렇다고 스틱이나 아이젠을 착용해도 안 된다. 결국, 비나 눈이 오면 말레길은 스틱이나 아이젠 없이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편백 사이로 보이는 산은 사자산, 그 너머에 있는 산이 바로 제암산이다. 장흥의 3대 산 중 억불산만 미등정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 오르게 되었다. 정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말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이처럼 편한 데크길이 정상까지 쭉 이어진다. 계단도 전혀 없다. 하여 조금 가파른 곳은 힘이 들기도 하지만 그 거리가 매우 짧기에 구두를 신고 오르거나 양복을 입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계속해서 산책로가 이어지는 줄 알고 걷다 보니 엉겁결에 억불산 정상까지 올랐다고 말한다.

 

  

 

 

억불산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바로 '며느리 바위'다. 인터넷에 검색해도 다 나오겠지만 잠깐 며느리 바위에 얽힌 전설을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탐진강변에 박씨와 임씨가 사는 마을이 있었다. 구두쇠 영감이 시주하러 온 도승을 박절하게 대하자 며느리는 용서를 빌었다. 그러자 도승은 며느리에게 '모월 모일 이곳에 물난리가 있을 것이니, 무슨 일이 있어도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산으로 가라'는 예언을 해주었다. 도승의 예언이 있던 날, 며느리는 물난리를 피하여 산을 오르다가 '며늘 아가! 나를 두고 혼자만 가느냐?'하는 구두쇠 시아버지의 애절한 부름에 뒤를 돌아보게 되었고 며느리는 그만 그대로 돌로 변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 바위를 '며느리 바위'라고 부른다.

 

며느리가 쓰고 있던 수건이 남풍에 나려 떨어진 곳은 지금의 '건산마을'이라고 하며 구두쇠 영감이 살던 곳인 청랑정 앞에는 박림소가 있다. 그곳에서 매년 정남진 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구두쇠 시아버지라도 모시고 가야지!

  

 

 

 

편백은 최대 40m까지 자란다고 한다. 사시사철 늘 푸르른 모습으로, 굳건한 기상을 표현한다.

  

 

 

 

억불산 일원 100만 제곱미터의 편백숲에 한옥, 통나무집, 편백 노천탕, 편백 톱밥 찜질방, 목재문화체험관, 편백 소금집 등이 있는 우드랜드는 2009년에 개장해 장흥 최고의 랜드마크가 되었으며, 장흥군에서 직영하는 관휴양림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흥읍.

 

 

 

 

억불산에도 너덜겅도 있다. 억불산 정상에 우뚝 솟은 암벽들이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이고 깎여 무너져 내린 것이다. 길이도 상당하다. 광주 무등산 덕산너덜, 지공너덜 보다 규모는 작지만, 청소년들에겐 살아있는 지질교육의 장이 된다.

  

 

 

 

중턱쯤에 보이는 건물은 정남진 천문과학관이다. 천문대라면 상당히 높은 고지에 있어야 맞지 않는가? 아하, 그래서 천문과학관인가?

  

 

 

 

아쉽게도 보성만은 연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날이 좋았다면 시퍼런 바다가 보일 텐데….

 

  

 

 

꽤 많이 올라왔다. 발아래로는 장흥 우드랜드가 내려다보인다.

  

 

 

 

발아래로 사자산도 훤히 보인다. 사자산은 높이가 666m이며, 그 뒤로 보이는 제암산은 779m에 이른다.

  

 

 

 

보성만이 있는 방향. 하늘과 바다가 색깔이 같아 구분이 모호하다.

  

 

 

 

이윽고 오른 억불산 정상 연대봉. 정상석의 518m란 숫자가 무척이나 반갑다.

 

 

 

 

제암산에서 사자산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다보니 몇 년 전 5월, 철쭉꽃 따라 저 능선을 걸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정상에 섰으니 인증샷이라도 하나 남겨본다. 배낭도, 물도, 간식도 그리고 땀을 닦을 수건도 없이 오른 산. 그야말로 대책없이 오르게 된 정상이다. 하지만 고맙게도 억불산은 너무도 쉽게 정상을 내주었다. 518을 품은 산이기 때문일까? 누구나 입고 있는 옷과 신발 그대로 편히 오를 수 있는 산. 만인에게 평등한 산. 518정신을 쏙 닮았다.

 

 

 

 

 

정상에서 바라본 전망대. 이곳에서 며느리 바위로 갈 수 있지만, 하산길이 험난하다고 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산길에는 여유가 넘친다. 오르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마구마구 보이기 시작한다. 긴 나무의자에 기대 앉아 쉼도 가져보고 따사로운 1월의 햇빛도 받아본다.

 

 

 

 

장성 축령산 편백숲의 엄청난 밀도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쭉쭉 뻗은 편백이 호기롭다.

 

 

 

 

통나무집을 감싸고 있는 녹차 밭에 들어가 새순도 담아보고….

  

 

 

 

겨울에 꽃을 피워 굶주린 곤충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준다하여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진 '털머위'도 만난다.

 

 

 

 

그리고 편백 톱밥 깔린 길을 맨발로 걸어보기도 한다.

 

  

 

 

우드랜드 편백숲 흔들의자에 앉아 그네를 타며 하늘을 향해 마음껏 치솟은 편백을 바라본다. 나도 저 편백을 닮고 싶다. 무리를 짓고 있기에 바람에 부러지지 않고 똑바로 서서 하늘을 향해 치솟을 수 있는 편백. 인간은 절대 혼자 살 수가 없다. 가족, 사회, 직장, 친구 등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산다. 그렇게 편백을 닮고 싶은 사람들과 무리를 짓고 사는 세상이 보고 싶다.

 

simpro작가

http://facebook.com/inseob.shim.7  

전라남도>장흥군
simpro>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ID 내용 공감하기
- 작성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도배방지키
 91257018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글확대 글축소 스토리스크랩 스토리공유 프린트하기
담양의 숨겨진 사찰 '연동사' 탐방 (2016-01-28 15:01:13)
전남 강진군 사찰탐방 제2편 (2016-01-06 11:3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