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메인홈 > 지역여행 > 충청권 > 충남
대전
충북
충남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글확대 글축소 스토리스크랩 스토리공유 프린트하기

안면도 해변길이 품은 아름다움을 만나다

겨울에 만난 안면도 곰솔숲
등록날짜 [ 2016년01월26일 15시44분 ]
 
 
 
 
안면도 해변길이 품은 아름다움을 만나다
 
 
 
한가롭고 편안하게 걷기 좋은 안면도 해변 / 이하 ⓒ김종성
 

'겨울 바다'하면 언제나 차디 차긴 해도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리는 동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밀물과 썰물의 두 얼굴을 가진 서해가 더 좋아하지 시작했다. 비록 동해의 남자답고 호쾌한 파도는 아니지만, 어머니의 따스한 품을 떠오르게 하는 부드러운 파도가 인상적인 서해. 그런 파도들의 모습은 내게 편안한 자장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마치 바다 위에 깔아놓은 이불 처럼 보이기도 했다.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물러나면서 드러나는 부드럽고 푹신한 모래 만큼이나 일몰의 아름답고 그림 같은 밤바다도 빼놓을 수 없다. 

런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태안(泰安)의 보석 같은 섬 '안면도(安眠島)'다. 편안할 안(安)자가 두 개나 연이어 있어서인지 추운 겨울에도 조용하고 편안함이 가득한 곳. 겨울 바다는 차고 고요했지만, 그 어느 바닷가보다 한가롭고 오붓하게 거닐기 좋은 해변이 섬 서쪽 해안에 길게 펼쳐져 있었다. 여유롭고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에는 안면도 겨울 바다만큼 안성맞춤인 곳도 없을 듯하다. 사람들은 흔히 여름에 바다를 찾곤 하지만 정작 한여름에는 뜨거운 햇볕 탓에 걷기도 힘들고 주변 경치를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 반면, 겨울 안면도 해변길은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고즈넉한 곰솔숲길, 아름답게 저무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하얗게 눈이 쌓인 해변을 걸으며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등 겨울 바다 여행의 운치와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안면도의 명물 관문이 된 전망 좋은 해양 인도교 '꽃게랑 대하랑'
 
  
 

육지에서 섬이 된 안면도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을의 작은 포구 '드르니항'에서 보이는 해양 인도교 '꽃게랑 대하랑'을 건너면 백사장항이 나타나고 비로소 안면도 해변길이 시작된다. 길이 250m의 인도교는 꽃게 모양 다리를 건너며 항구와 바다, 해변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해가 지면 다리에 밝혀진 화사한 조명이 어선들의 휘황한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관을 선사한다. 다리 건너 백사장항에서 삼봉해변, 기지포해변, 밧개해변, 두여해변, 꽃지해변까지 이어지는 해변길, 소나무 숲길, 야산길을 '노을길'이라 부르기도 한다.  

안면도는 이름과는 달리 원래 섬이 아니었다. 태안반도 남쪽에 커다란 가지 모양으로 매달려 있는 이 섬은 400여 년 전만 해도 현재의 태안군 남면과 붙어 있던 육지였다. 그러나 조선 인조 때 지금의 안면읍 창기리와 남면 신온리 사이의 땅을 파내고 천수만과 서해를 연결하면서 현재와 같은 섬이 된 것이다. 이는 전라도 지역에서 올라오는 세곡미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안면도는 육지이면서도 육지가 아닌, 또 섬이면서도 온전한 섬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또 섬의 모양도 독특하다. 서쪽과 동쪽이 완전히 판이한 형태의 해안선을 형성하고 있어 양쪽이 모두 같은 섬 안에 있는 해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서쪽은 약 13개 정도의 해수욕장이 있다. 가장 북쪽의 백사장해수욕장에서부터 가장 남쪽의 바람아래해수욕장까지 해안선을 온통 해수욕장이 차지하고 있다. 해안선 전체가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반해 동쪽에는 해수욕장이라고 이름 붙은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안면도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백사장항

태안의 명물 꽃게를 통채로 튀겨 껍데기까지 먹을 수 있다
 
 

안면도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매우 특이한 형태를 한 섬이다. 안면도는 수도권에서도 찾아가기 쉬워 사람들에게 상당히 친숙한 섬이지만, 두 가지의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서해안을 줄줄이 사탕처럼 잇고 있는 13개의 해수욕장도 저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백사장해수욕장을 다녀왔다고 해서 그리고 꽃지해수욕장을 다녀왔다고 해서 안면도의 해수욕장을 다녀왔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안면도의 해변길은 도시에서처럼 걷기 좋게 인공적으로 만든 산책로가 아닌 소나무 숲길, 모래길, 흙길 등 다양하게 이뤄져 있다.

 

 


 

태안 해변길을 더욱 상쾌하게 해준 곰솔숲 

 

 


 

 

 



 

안면도 해변의 보석 같은 청정숲길

곰솔림

 


백사장항을 지나 고운 모래로 맑은 기운이 넘쳐나는 해안길을 거치면 호젓한 자태의 해송이 빽빽이 둘러선 곰솔숲을 만나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솔잎 덕에 유독 폭신한 길은 삼봉 해변으로 이어진다. 곰솔숲길엔 우아한 자전거 길도 나 있다. 소나무 숲 사이를 지나가는 넓은 길 위에 굵은 자갈을 깔아놓았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기엔 약간 불편한 점도 있을 듯하다. 

 숲길 들머리는 폭
이 좀 좁지만, 걸어갈수록 점점 넓어져 그만큼 감동의 폭도 함께 켜져 갔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한겨울이지만 촘촘히 들어선 곰솔나무가 막아주고 있다. 곰솔은 바닷가 언덕에 사는 소나무를 이르는 말로 '해송(海松)'이라고도 부른다. 잎이 곰털처럼 거칠어 '곰솔'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육지에 사는 불그스름한 소나무(적송)와는 달리 나무껍질이 검어 '흑송'이라 칭하기도 한다.

안면도 해변의 곰솔림은 아름다운 해안경관과 휴식처를 제공해주고 무엇보다 강한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을 해 매우 소중한 존재다. 노을길의 끝인 꽃지해변까지는 섬의 해변마다 이런 곰솔숲이 있어 여행자의 기분을 한껏 상쾌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안면도 바닷가에 이어지는 곰솔림을 거닐다 보면 두 종류의 숲길이 있는데, 하나는 바닷가 사구(모래언덕)에 사는 곰솔림이며,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빽빽하게 자리해 방풍림 역할을 하는 곰솔림을 만날 수 있다. 

곰솔나무 수천 그루가 터널을 이루는 장관에 취해 방심하다가 눈 앞에 펼쳐진 너른 바다에 깜짝 놀랐다. 바로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이다. 이 해변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안쪽의 푹신푹신하고 청정한 곰솔숲길과 해변을 벗 삼은 바깥 길. 몇 발자국 안 되는 거리지만, 안쪽의 곰솔림길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느낌이다. 겨울바다의  파도 소리는 곰솔림에 의해 한결 부드럽게 변주되어 들려온다. 파도 소리가 숲 속으로 울려 퍼지는 느낌이란 더할 나위 없이 청정한 기분에 빠져들게 만든다. 울창한 숲길엔 솔 향기가 그득하다. 솔가지와 솔방울이 깔린 푹신한 흙바닥, 나무데크는 더없이 포근하고 아늑하기만 하다. 

  
 
 

바닷가 모래 언덕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나무데크길
 
 

해변을 지키는 중요한 존재
해안사구 (모래 언덕)
 
 '기지포해변'은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조성된 1,004m 길이의 '천사길'이 이채롭다. 마을의 형태가 베틀을 닮아 베틀 '기(機)', 연못 '지(池)'. 포구 '포(浦)'를 써 명명된 기지포해변은 신두리처럼 본래 모래언덕으로 형성된 해안사구였다. 밀가루보다 고운 모래가 바람에 실려 와 쌓였다가 또 바람이 불면 금세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신비의 땅으로, 해당화를 비롯해 갯그령, 갯쇠보리, 통보리, 사초 등 사구식물이 서식하는 생명의 땅이다. 언뜻 보아선 식물이 살아가지 못할 것처럼 보이지만 순비기나무, 해당화 같은 꽃, 갯그령 같은 풀, 갯완두 같은 콩과의 각종 식물이 살아가고 있어 그저 놀라웠다. 

많은 사람이 바닷가 해안사구(모래언덕)에 조성된 나무데크길로 걸어 다닌다. 수년 전 안면도를 찾았을 땐 해안사구 위로 산책로 겸 자동차들이 달려 지나갔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생겨나야 할 모래의 생성에 걸림돌이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안면도 해변의 모래가 없어지고 거칠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차 사구가 사라지기 시작하자, 보다 못한 태안해안국립공원이 대나무를 지그재그로 엮어 만든 모래 포집기를 설치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다시 모래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2009년부터는 사구가 원래 모습대로 복원되었고 사라졌던 사구 식물들도 다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기지포 구간이다. 이 길엔 왼편에 곰솔숲을, 오른편엔 해변을 두고 걷게 되는데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발걸음이 한결 사뿐하다.
  

해안사구를 살리기 위해 설치된 모래 포집기와 신기한 사구식물들
 

바닷물이 닿지 않는 해안가의 모래언덕 혹은 모래밭은 해변의 생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다. 해안사구는 해상과 육상 중간지대에 위치하며 태풍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해변을 보호한다. 또한, 지하수를 저장하고 정수 기능과 더불어 해수로부터 지하수의 오염을 방지하기도 하고 모래언덕에 사는 사구식물 등 생물들의 서식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해안사구는 태안 안면도의 아름다운 해변 경치를 위해 단연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이런 현상의 심각성을 깨달은 태안군에서 자동차의 운행을 막고 그 위에 도보 전용 나무데크길을 만들었다. 더불어 바닷가엔 모래 포집기를 설치해 모래의 유실을 최대한 막고 있다. 상상하기 힘든 모래없는 안면도의 해변. 하지만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이미 부산의 해운대는 모래 유실 현상이 심각해져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여름 휴가철엔 중국에서 모래를 사와 해변에 깔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동해의 많은 해변들도 모래가 줄어들면서 사구가 깎이고 패여 예전 바닷가의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걸 보면 해수욕장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사람들이 단순히 해수욕만을 즐기기 위해 해수욕장을 찾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듯하다.

김종성 작가
충청남도>태안군
김종성>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ID 내용 공감하기
- 작성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도배방지키
 64482394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글확대 글축소 스토리스크랩 스토리공유 프린트하기
천안 미나릿길 벽화마을 (2016-06-30 10:47:51)
태안 해변길로 떠난 자전거 여행 (2016-01-20 09:59:36)